본문 바로가기
일기장

토끼이빨이 어때서!!

by 골드미즈 2019. 12. 11.

초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에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서 앞니를 잃어버리게 된 큰 사건이 있었다.

그러고선 중학교시절에 보철을 끼는 교정작업을 하고 성인이 되서 직장생활을 하던 2005년인가에 임플란트를 해서 현재까지 15년 넘게 그 치아를 잘 쓰고 있다.

많은 병원과 아픈 치료를 참고 종착역인 임플란트를 완성했던 날, 기쁜 마음도 들었지만, 이제 끝일까? 하는 불안감은 15년동안 항상 함께 하고 있다.

 

어린시절부터 엄마랑 같이 치과다니다가 학창시절에는 혼자 버스를 타고 시내까지 나가보면서, 새로운 길을 알아가는게 나름 재미있어서 지금도 어디를 가면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이 길을 가면 어떤길이 나오는지 상상해보면서 맞춰간다.

나는 네비게이션 회사에서 일 했어도 잘 했을것 같다. (그 일 덕분에 길눈이 밝아졌다고 자부한다 :) 

항상 손으로 입을 가리고 찍을 수 밖에 없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행복했뜸!

 

비록 남들 눈에 보기흉했을 치아배열에 보철기를 꼈다지만, 나는 신경쓴 적이 없었다. 내 성격이 무던해서인가, 무심해서였을까, 이성에 관심도 없었으니까 그냥 나만 살면 된다고 생각해서 한번도 엄마를 원망해본 적은 없었다. 

(어머 나는 효녀였나보다! ㅋㅋ ) 

그나마 나름 활짝웃던 사진


보철기를 달고 2년간+ 임시치아를 뺏다꼈다하며 불편한 10년을 보낸 후, 더는 임시치아가 어렵다는 판단에 베프에게 소개받은 치과에서 임플란트만이 답이다라는 결론을 내려 앞니 임플란트와 죄 없는 옆이빨들도 브릿지 수술을 해서 앞니 총 4개가 내 것인듯 내 것 아닌 내 것의 기분으로 업그레이드 받았다.


 

한편으로는, 만약 사고없이 쭈욱 자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요즘 든다.

그때도 토끼이빨, 성인이 되면서 같이 자라서 과한 인상이 되지 않았을까, 어차피 또 치아를 이쁘게 시술하는 작업을 하지 않았을까? 치아가 혹여 컴플렉스가 되지는 않았을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요즘 커다는 딸을 보면서 들었다.

 

나에게 최고의 딸이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토끼같은 자식을 보고있노라면 세상 못할 일도 없을 것처럼 힘이 저절로 생기게끔 하는 그 딸이 나를 닮아 토끼이빨이 되었다. 흐흐흐흐.

씽크로율 백퍼!

  

 

 

임플란트로 맞춘 앞니도 기존에 나의 치아 스타일에 맞춰진거라, 사람들이 으례 나를 보고 "토끼이빨"이라고 하는데, 그 말투가 기분이 나빴던 적은 없었다. 그냥 나는 그런가보다 하고 사는데,,

특히나 여자=미모라고 생각하는 구시대적 발상을 가진 남의 편에게는 그 토끼이빨이 딸에게 까지 밀려오니 불안이 엄습해왔나보다. 아니면 주변에 시댁어른들이 아들에게 뭐라고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8살 아이 앞에서 교정을 언제할꺼냐며, 우리집에는 그런 이빨을 가진 사람이 없는데 라며 막말시전을 해서 아침부터 남의 마음을 맴찢해놨다. 으휴....

 

 

남의 편과 예전에 연애하던 시절에, 그가 과거이야기를 하면서 초등학교 5학년때 시력이 나빠져서 엄마랑 안경을 맞추고 집에 들어왔더니, 집에 있던 아빠왈 "우리집에는 눈 나쁜 사람이 없는데!!"라고 해서 상처를 받았다고 했었다.

그 때는 "어머~ 어떻게~~~`" 하면서 들었는데,

지금은 그 이야기가 되새김되니 "어쩌면 부자(父子)가 똑같냐...."

상대방 마음 헤어릴줄 모르고 아무렇게나 내뱉는 저 매너없음도 유전인가 싶다. 으휴...

내가 사람을 잘못 고름에 오늘도 내 팔자탓을 할 뿐이다.

 

 


ps.나야 무던하게 그 시절을 보냈다지만, 요즘 애들 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보니, 어쩌면 아이가 토끼이빨에 대한 거부감 혹은 불만을 품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이빨괴물이라고 놀림을 받지 않게 도와줘야하는 것도 부모의 몫이라면 기꺼이 도와줘야하는 것인가,,도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