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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아빠의 브라보 뮤직라이프(어르신콩쿠르대회 장려상수상)

by 골드미즈 2019. 11. 19.

아빠는 정년퇴직 하시기 전까지,  S대 나와서 S전자를 다니시고, 해외 주재원까지 역임한 멋쟁이 회사원이셨다.

공부를 잘 하셔서, 예술은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겨왔었는데 왠걸,, 정년퇴직 하시고서 그 예술이 주는 무엇인가에 빠지셨는지 악보를 머리로 공부해서 습득하고, 계이름을 하나씩 써가면서 음악을 외우셨다.

*음악을 책으로 배웠어요*

 

그래서 어떤 악기를 배워볼까 생각하여 고른 것이 클라리넷!

TV 에서 오케스트라단이 부는 것만 본 나는 실로 가까이서 보니 신기할 따름이였고, 그것을 음악에 관심이 없던 분이 직접 배워서 부니까, 신기했다.

음악을 좋아하지 않으셨던 분이 삑사리 없이 잘 부니까 이것은 노력의 산물이라고 밖에 .. 집념의 사나이가 우리 아빠였어!!

중후하고 고상한 클라리넷~ 캬 ~
아빠와 이중주를 꿈꿨던 한 때 - 잠시 1주일? ㅋㅋ-

그렇게 클라리넷과 나의 플룻까지 섭렵하시면서 무섭게 음악에 빠져들고 계셨다.

 

 

그러던 중, 동네에서 열린 콩쿠르대회에 참가하신다며,,예선도 통과하고 왔노라며 어느날 통보하신 그것!

심지어 평일이니까 나랑 동생도 회사가야하고! 엄마는 일찌감치 선약이 있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참관하지 못했던 그 날이 다가왔다!! 아빠는 괜찮다며 그 누구도 오지말라고 극구 말리셨다. 나는 40평생 아빠가 노래하는 것은 그 옛날 노래방에서 두어번밖에 기억이 없어서 너무너무 궁금했기 때문에, 몰래 오후반차를 내고 참관하러 갔다. 히히히 *^^*

 

그러나, 생각보다 일이 많아서 끝나고 갔다...ㅠ.ㅠ.........

아빠의 노래는 듣지는 못하고, 순서지에서 제목만 찾았다.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누구 노래? 지금도 들어보지 못했다..아.......아쉽다.

부모님 세대에서는 유명한 노래인가보다. 뽕짝도 아니고 트로트도 아닌 가요라고했다.

관객의 열기는 대단했다.

영등포구 18개동의 동대표가 되어 출전한 노래자랑이다보니, 동네마다 플랜카드며 야광봉에 함성이 커서 이 노래자랑대회의 후끈한 열기가 그대로 전달되었고, 우리 아빠는 얼마나 적적하게 노래를 부르셨을까 내심 미안함이....

 

오지말라던 아빠는 내심 내가 나타나서 사진찍어드리니 놀라면서도 좋아하신 것 같았다.

내가 찍어드린 사진을 지인들에게 돌리며 상 탔다고 함박웃음 지으면서 축하전화받는 모습을 보니, 동영상을 녹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왔다.

 

영등포구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좋은 기회가 있음을 15년만에 처음 알게 되었다만, 앞으로도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어르신이라고 해도 누구나 마음은 이팔청춘이니까!

오는 전단지도 열심히 읽어서 영등포구 행사도 관심 가져봐야겠다.

 

아빠, 내년에도 다시 응모해서 대상 노려봐요!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게요!! 아빠 화이팅!